ⓒ Key Creatives, QED International, WingNut Films

 무시무시하다. 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힘이 넘쳐난다. 온몸이 저릿하고 들썩인다. 이게 다 무슨 소리냐고? 닐 브롬캠프와 피터 잭슨이 야심차게 들고 나온 신작 <디스트릭트 9>을 놓고 하는 수식어들이다. 분명 놀라운 건, 이 오만 가지 수식어가 각자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한데 뭉쳐 놀라움을 선물한다는 것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외계인들의 사투를 엮은 이야기로, 또 인간과 외계인의 공생 문제로 전이되는 이야기의 연속이 정신을 뒤흔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순간 흡사 영화와 하나가 되어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과 마주하고야 만다.

 그렇다면 이것은 영화적으로 관객을 세뇌시키는 하나의 방법인가? 아니. 흡사 실제상황을 연상시키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대놓고 드러내는 이 SF는 무거움을 모른다. 디스트릭트 9에 거주하는 외계인들도 끔찍함 대신 인간성과 비슷한 속성을 획득하고 있어 묘한 친근함이 느껴지며(더 이상의 얘기는 스포일러가 될 테니 생략), 이 무겁지 않은 흐름이 <디스트릭트 9>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앞에서 온몸이 저릿하고 들썩인다고 하였는데, 특히 영화의 중턱을 넘어선 이후 비커스와 외계인 부자가 내보이는 움직임을 주목하시라.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관객의 마음을 마구 들썩이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추었다.

 물론 이런 속성이 존재한다고 영화를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건 아닐 게다. 아무리 무겁지 않은 SF라고 하더라도 인간과 외계인의 수난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사실이 중심축에 있기 때문이다. 가감 따위 저편에 던져 버린 채 비춰지는 외계인 마루타 실험의 현장이나, 어마어마한 위협을 선물하는 화염방사기(라고 해야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만)가 던지는 결과들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불편한 속성들이 어지간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건, 진짜 살아 날뛰는 것 같은 스크린 속의 움직임이 웬만하면 피하기 어려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는 거다. 기꺼이 마음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면, 저편 디스트릭트 9에 서식하는 외계인들은 당신을 향해 손을 기꺼이 뻗을 것이다. ★★★★☆ (Rate 9.5/10)
(2009.09.03 / zinsayascope.com)


ⓒ Key Creatives, QED International, WingNut Films

* 이 영화의 국내 정식 개봉일은 10월 15일. 뭐가 이리 늦어!

** 내가 본 시사회가 모니터링 시사회를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가진 첫 시사회였기 때문에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 서울극장 2관 시사회를 몇 번 가 봤지만 그렇게 상영관이 꽉꽉 들어찬 풍경을 본 것도 오래간만.

*** 물론 그에 따른 후유증이 있기도 했다. 홍보사 측에서 표를 한정 배부했는데 영화 시작 30분 남은 상황에서 시사회표가 동이 나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 이후에 오신 분들은 표를 받지도 못한 채 그냥 돌아가신 경우가 많았다. 내가 회원으로 있는 익스트림무비 같은 경우에도 대략 여섯 분 정도가 그냥 돌아가셔야 했다 하고, 옆 창구 DVD프라임은 더 심했다는데 얼마나 표를 적게 뿌렸으면 이렇게까지 됐나 싶기도 하다.

얘기를 들어 보니 관행상 30% 정도 출석 안 하는 걸 감안하고 표를 배당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게 말이 좀 안 되는 게, <디스트릭트 9>이 지금 상황에서 엄청난 화제작일 텐데 그 정도의 잔여분이 발생하겠느냐는 거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홍보사의 판단 미스가 아닐까 생각 중. 그냥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예매권이 돌아간다고 하는데 아직 개봉은 한 달 이상이 남았으니 그저 난감할 뿐.

  1. 2009/09/03 23:58 [Edit/Del] [Reply]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는 작품인데... 보셨군요^^
    완전기대되네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04 22:26 [Edit/Del]
      아빠공룡님, 자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랄까, 한 달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는 하죠? ㅠㅠ
  2. 2009/09/04 13:00 [Edit/Del] [Reply]
    아, 개봉일이 너무 늦어요. ㅠ_ㅠ

    아주 아주 기대하고 있습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04 22:26 [Edit/Del]
      EastRain님, 개봉할 때쯤 다들 어둠의 경로로 보실까 걱정됩니다. 이런 영화가 좋은 반응을 얻어야 할 텐데요. 하도 어둑어둑하다 보니 국내 흥행은 크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만..
  3. 2009/09/04 13:16 [Edit/Del] [Reply]
    ㅋ 초 기대작입니다...
    내일 블로그 링크 배너로 이 영화리뷰를 걸 예정입니다..
    원칙은 블로그 트랙백으로 온 글을 링크로 거는 것인데...
    저희는 아직 이 글 올라갈려면 한참 멀었으니 쿨럭.....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04 22:27 [Edit/Del]
      무비조이님, 시사회 반응이 일괄적인 호응이더군요. 저도 내심 놀라웠습니다.
  4. 2009/09/05 11:12 [Edit/Del] [Reply]
    안녕하세요. 무비조이입니다.

    무비조이에서 오른쪽 항상 따라다니는 아이콘으로 매일 1분의 블로그 글을 추천해서
    링크 시켜드리는 서비스를 베타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오늘의 진사야님의 <디스트릭트9> 글을 선정했습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링크 걸리게 됩니다.

    무비조이 사이트 http://www.moviejoy.com 을 방문하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5. 2009/09/12 06:42 [Edit/Del] [Reply]
    어우. 그 뜨거운 시사회의 중심에 계셨군요? 진짜 이 영화 개봉 일자가 너무 늦사옵니다. 다음 달 15일까지 어찌 기다리느냐고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14 11:22 [Edit/Del]
      딸기뿡이님, 성원에 힘입어 또 일반 시사회가 9월 25일로 잡힌 거 같은데 혹시 시간 나시면 일찍 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6. 2009/09/13 12:30 [Edit/Del] [Reply]
    시사회 관련해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예전에 갔던 시사회들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다는데 정작 그 순간에는 항상 몰랐습니다. 왠지 이쪽으론 잘 풀리는 것 같네요, 흐허허.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14 11:22 [Edit/Del]
      다이나모님, 주변에서 그 문제 때문에 정작 영화를 못 보고 돌아섰던 사람들이 몇 있어서 ㅠㅠ 안타까웠습니다. (전 개봉때 돈 주고 봐도 상관없으니)제 표를 드리고 싶었던 심정이었다고 할까요 ;
  7. 2009/09/22 18:59 [Edit/Del] [Reply]
    이 작품을 벌써 보시다니.. 저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부럽습니다.
    개봉하면 달려가서 봐야겠어요..^^
    할리우드의 진화. 무섭습니다.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9/22 20:44 [Edit/Del]
      반디님, 이번달 2일에 있었던 서울극장 시사회에서 봤어요. 꼭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모처럼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라고 할까요 =)
  8. 2009/09/30 14:28 [Edit/Del] [Reply]
    정말 의미심장한 영화였어요!

    SF영화도 이렇게 감동(?)적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전 29일 시사회에서 봤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10/11 13:35 [Edit/Del]
      야구홀릭님, 무시무시하죠. 아아 어서 개봉해줬으면 좋겠어요 ㅠㅠ 큰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습니다.
  9. 오렌지
    2009/10/16 12:40 [Edit/Del] [Reply]
    오호라...
    시사회를 다녀오셨군요.

    이 영화에 대한 관심, 장난 아닌 듯...
    • OpenID Logo 진사야
      2009/10/17 08:11 [Edit/Del]
      오렌지님, 이번주 예매순위 1위를 했다고 하니까요. 2주차 때 떨어질 것 같지만 확실히 알려지는 데 도움은 되었지요.
  10. 2009/10/16 17:07 [Edit/Del] [Reply]
    정말 재밌더군요. 비단 영화가 함유하고 있는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뿐만 아니라 소수를 핍박하는 지배자의 논리가 현재 대한민국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서 더욱 공감하고 소름끼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발군의 영화더군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10/17 08:12 [Edit/Del]
      ssita님, 역시 한국 사회와 결부시킨 이야기가 많이 나오나 보군요. 하긴 포스터며 전단지부터가... 그런 느낌이 다분히 들어서 @_@
  11. 2009/10/19 13:18 [Edit/Del] [Reply]
    주인공 산재 아닌가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10/19 21:40 [Edit/Del]
      Donnie님, 산재가 뭐지? 하고 잠깐 생각했네요. 아 그거! 뭐 산재라면 산재가 맞죠. 일하다가 당한 거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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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의 손에 아내와 딸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를 주요 테마로 하고 있는 (피판 카탈로그에 적힌 내용을 굳이 인용하자면)스시 웨스턴 영화. 목에 염주를 걸고 있는 암살자들을 한 명씩 처단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무라이 어벤저>는 시종일관 즐기자는 기분을 내며 달리는 열차 같은 느낌을 풍긴다.

 여기에 뭔가 싸구려 같으나 꽤 유효한 유머들이 먹혀들어가면서 비교적 제 꼴을 갖추었다. 도입부의 가짜 경고문도 그럴싸한 재미를 풍기고, 주인공 눈먼 늑대의 과거가 회상되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일반 관객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냐, 하면 답은 결단코 "아니올시다"다. 선배 장르영화들에 대한 오마주가 풀풀 풍겨나오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더라도 '아, 이거 뭔가 이쪽 장르 마니아들에게 더 잘 어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분명 드는 것은 사실. 그래서 그 역사를 모르면 보면서도 이게 뭐지? 할 수 있다. 뭐 나처럼 좀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봐도 별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역사 정도는 알고 보시는 게 나을 거다. 물론 이 장르에 매료된 자들이라면 이런 건 어떻든 간에 매혹적으로 다가올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 (Rate 7.0)
(2009.07.22 / 진사야 / zinsayascope.com)

* 엔딩 크레딧이 흐른 이후 짤막한 쿠키가 뜬다. 꽤 인상적이라 기억에 좀 오래 남을 것 같다. 허허허허.

  1. 2009/07/22 20:49 [Edit/Del] [Reply]
    일본 영화는 잔잔한 멜로 제외하면.. 거의 제 적성에 안 맞아서.. 이상하게 보고나면 머리속에 뭔가 깅거이 남아야하는데... 남는 것이라고는 오로직... 야 이거 엽기네... 요런 생각뿐이네요 ㅠ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22 20:54 [Edit/Del]
      무비조이님, 앗 이거 일본영화 아닌데 ^^;; 제목이나 흐름에서 일본의 냄새를 맡을 수 있긴 하지만 엄연한 미국산 영화입니다. 주요 대사도 모두 영어고요.
    • 2009/07/22 22:49 [Edit/Del]
      허걱 미국 영화입니까... 완전 일본 느낌이 나서 난 일본 영화인줄 알았네요.. 음하하하..

      그리고 페니웨이님 블로그갔다가 영화제에서 진사야님 만났다는 이야기를 봤습니다.. 그런데 두분이서 정말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는 웃지 못할 소식을 ^^

      담에 보시면 꼭 차라도 한잔 하세용^^ 쿨럭 그거 이야기하러 왔다가 ㅋ 리플 봤네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23 11:14 [Edit/Del]
      무비조이님, 하긴 주인공 '눈먼 늑대'가 쓰는 칼부터가 일본도이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겠군요 :-)
      정말 인사만 드리고 헤어져서 저도 좀 아쉽습니다 ㅠㅠ 가던 길이 바쁘다보니 흑.
  2. 2009/07/22 22:46 [Edit/Del] [Reply]
    일본영화인줄 알았는데 댓글을 보니 미국영화로군여..ㅎ.ㅎ
  3. 2009/07/22 23:05 [Edit/Del] [Reply]
    ㅎㅎ 일본영화는 이상하게 잘 맞는 영화가 없었는데... 도전해 볼만 할까요?
  4. 2009/07/22 23:29 [Edit/Del] [Reply]
    아~ PIFAN 부러워요. ㅠ 제 몫까지 많이 보셔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23 11:18 [Edit/Del]
      철이님, 좀 일찍 합류하지 못한 게 그냥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더 오래 있고 싶어요 :-)
  5. 2009/07/23 12:51 [Edit/Del] [Reply]
    저 무엇과 쾌걸조로와 닌자를 합쳐놓은듯한 분위기의 스크린샷 ㅎㅎ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24 03:11 [Edit/Del]
      여게바라님, 쾌걸조로와 닌자 ㅋㅋ 그러고 보니 저 여자분 캐릭터 참 멋졌는데 말이죠 :)
  6. 2009/07/23 20:07 [Edit/Del] [Reply]
    이러면 안되지만 ...사진속 인물들의 복장이 왠지 살짝 웃기는....군요. ㅋㅋㅋ
  7. 2009/07/27 19:56 [Edit/Del] [Reply]
    이런 사무라이 영화는 많이도 찍었는데..아무래도 피가 튀는 그런 격투신은 별로 볼 생각이 없는 일인입니다. 하하..전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토할려고 해요. ㅜㅜ 비위가 약합니다.
  8. 2009/07/27 23:12 [Edit/Del] [Reply]
    사무라이 만화는 엄청 좋아하는데 영화는 아직 못 찾았습니다.
    비주연의 닌자어쌔신은 좀 어떨지??ㅎ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28 21:17 [Edit/Del]
      Yasu님, 글쎄요. 요즘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해서... [닌자 어쌔신]도 좀 걱정되긴 합니다만, 잘 나왔길 빌어 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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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mount Pictures/DreamWorks SKG, Hasbro, SprocketHeads,
Tom DeSanto/Don Murphy Production, Di Bonaventura Pictures, ThinkFilm


사악함이 미덕이 되는 괴상한 오락영화
우선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자. 2007년 여름을 달군 <트랜스포머>는 분명 최근 쏟아져 나오는 블록버스터만큼 재미와 이야기를 모두 보장하는 영화는 아니다. 어딘지 모르게 묘하게 구멍이 뚫린 서사는 끝까지 찜찜한 기분을 남긴다는 이야기마저 부인하진 않겠다. 그렇다고 비주얼이 좋은가? 조금은. 좋긴 하다만 너무 현란한 나머지 이 캐릭터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부터 헷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별점 네 개를 매기는 이유? 많은 사람들의 생각대로 <트랜스포머>가 가진 미학은 단순히 비주얼이나 서사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다. <트랜스포머>를 만든 마이클 베이 감독은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객들이 상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마이클 베이가 한 일? 그 아는 것들로 인해 나오는 사상들을 <트랜스포머>를 통해 실체화시킨 것뿐이다. 물론 변신로봇 이야기의 틀 곳곳에 소소한 재미가 배어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결정적으로 이 영화를 뒷받침하는 건 바로 이 실체화의 잔영.

문제는 그 실체화의 결과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거다. 이른바 '세뇌의 미학'이라고 하면 가장 정확한 말이 되겠다. 딴 말 필요 없이 일차원적으로 생각해 보자. 최근에 산 노란색 중고차가, 평범한 경찰차가, 흔히 봐 온 휴대용 플레이어가, 시끄러운 경적을 울려대는 트럭이,  저 멀리 날으는 제트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 로봇이 되어 우리 앞에 판치고 다닌다. 꺼뻑 죽을 사람이 없을까? 이쯤 되면 앞에서 이야기했던 약점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진다. 영화 속에서 쫓겨다니는 무수한 시민들처럼, 나도 그 대열에 끼어 머리통을 날려 버린 채로, 정신없이 즐기면 되니까. 그런 점에서 <트랜스포머>는 아주 사악한, 허나 이 사악함이 되려 매력이 되어 관객을 향해 습격하는 오락영화다.

이는 속편이 떠안아야 하는 과제를 자연히 같이 암시하고 있다. 문제는 (말로 풀면)간단하다. 이보다 더 화려하고, 이보다 더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서사마저 탄탄해진다면 금상첨화겠고. 허나 서사까지는 기대 안 한다. 이미 둘 중 한 가지만 잘 해서 일정 경지에 이르는 영화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내일 아이맥스로 관람하게 될 이 영화의 속편 '폴른의 복수' 가 그만큼의 재미를 선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 (Rate 7.5/10)
(2009.07.01 / 진사야 / zinsayascope.com)



* 이 글에 실린 <트랜스포머>의 모든 포스터, 스틸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립니다.
해당 자료들에 대한 저작권은 ⓒParamount Pictures/DreamWorks SKG, Hasbro, SprocketHeads,
Tom DeSanto/Don Murphy Production, Di Bonaventura Pictures, ThinkFilm에 있으며,
영화의 국내 판권은 (주)CJ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합니다.


  1. 2009/07/01 20:51 [Edit/Del] [Reply]
    1편에 만족못하셨으면..
    2편은... 더 만족못하실검당 ㅠㅠ

    이유는 항상 마이클 베이 감독은 2편이 더 개판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2편은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역시 평가가...
    2편은 개판이란 소리가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ㅠ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1 21:28 [Edit/Del]
      무비조이님, 그래도 소소한 발견은 꽤 되더랍니다. 저는 범블비가 왜 그렇게 옵티머스 프라임과 인기도를 나눠 먹는지 영화를 직접 확인하고 나서 알겠더군요. 그렇게 재기발랄한 로봇 캐릭터라니! 개인적으로는 옵티머스 프라임보다 범블비를 더 위로 쳐 주고 싶어요 ^^
      안 그래도 안 좋은 소식이 좀 많아서 2편은 그냥 마음 비우고 가볍게 보려구요. 다만 1편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줘서 어떨지....모르겠군요.
  2. 2009/07/01 21:34 [Edit/Del] [Reply]
    전 보는내내 메간 폭스만 보이더라구요. ^-^;;
    대체 뭘 해도 그녀는 참;
    그리고 CG만드느라 잠 못자고 고생했을
    디자이너들과 기술자들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_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1 21:52 [Edit/Del]
      다희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메간폭스는 미카엘라 그 자체에요. 이 아가씨가 이렇게 예뻤나? 싶은 생각을 계속 품었더랬습니다. 헌데 이상하게 트랜스포머만 벗어나면 그만큼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었죠. 가령 [하우 투 루즈 프렌즈] 같은 경우에는 (의도한 것도 있겠지만)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거든요. 되려 덜떨어진 셀러브리티의 느낌? 곧 개봉할 [제니퍼의 몸]에서는 어찌 나올지 모르겠지만 좀비라니... 아무튼 메간 폭스가 가장 매력을 발산한 영화가 바로 이 [트랜스포머] 시리즈인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특수효과 만든 사람들 노고를 한 번 치하해 줘야 하는 것에는 절대 동의합니다. 엔딩크레딧 한참 올라가더군요. 중간에 배경음악이 네다섯번은 바뀌고. 이 영화 한 편을 잘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고가 들어갔을지.. 상상하면 끝도 없죠. 부디 그 분들이 앞으로도 건투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ㅠㅠ
  3. 2009/07/01 23:46 [Edit/Del] [Reply]
    아즉 1편도 못 봤는디,,,^ ^;;;

    눠,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죠,,,하하

    조흔밤, 되시라용!!

    위블, 인너뷰 베리 인상깊게 봤습니다!
    긍데, 진사야님 넘흐 굳어 있으시던데,,,
    밝게 활~짝 웃으시징~!!! ^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09:34 [Edit/Del]
      백마탄 초인님, 신중하게 고르셔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를 중시하시는 분들에게는 한없이 부족할 영화고, 스펙터클을 중시하시는 분들에게는 한없이 만족스러운 영화일 겁니다. 이 영화에서 무엇을 지향하느냐에 따라서 반응이 마구 엇갈리는 영화에요. 2편 반응을 가끔 보는데 1편보다 좀 많이 극단적이더군요-ㅂ-);
      ㅋㅋㅋ 저도 사진 보고 나서 왜 이렇게 굳었나 했습니다 ㅠㅠ
  4. 2009/07/02 00:05 [Edit/Del] [Reply]
    위블 인터뷰 잘 봤습니다~^^ 내일 보러 가시는군요! 오늘인가요?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잘 봤습니다만... 이런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역시...
    화려함으로 관객들을 끌기 위해 나온 영화니만큼~ 그런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ㅋㅋ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09:35 [Edit/Del]
      Design_N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직접 말한 적이 있죠. "이 영화는 관객을 위한 영화다" 이 전언이 사실인지 직접 확인해볼 기회가 생겨 나름 기쁘다고 해야 할까요 ㅎㅎ
  5. 2009/07/02 01:24 [Edit/Del] [Reply]
    범블비는 2편에서도 완소 캐릭터예요.
    샘이 자기 떼놓고 간다고하자 질질 짜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ㅎ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10:39 [Edit/Del]
      구름님, 흐억흐억 그럼 더 봐야겠군요!! :-) (1편 보자마자 '이 시각 이후로 범블비 박순희를 자청합니다'라고 외쳐버린 1인)
  6. 2009/07/02 02:53 [Edit/Del] [Reply]
    2를 이번주에 보러 갈 계획이긴 한데 말이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09:42 [Edit/Del]
      Fallen Angel님, 꽂히셨으면 주저 말고 보는겁니다.^^ 그나저나 이제 CGV도 마음대로 못 가겠군요. 티켓 가격인상 ㅜㅠ
  7. 2009/07/02 10:07 [Edit/Del] [Reply]
    일본에도 개봉하긴 했는데, 여기 영화보는게 좀 쎄서..;;
    DVD가 나오면 대여를....할 수 밖에..;ㅁ; 없군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10:43 [Edit/Del]
      제이유님, 관람료 말씀하시는군요. 북미 시장 같은 경우에는 $11~$15쯤 한다고 하는 얘기는 들었는데 일본 시장도 어지간히 센 모양입니다 ^^;; 한국도 이제 주말에 영화 한 편 보는 데 거의 10000원이 들어갑니다. 그만큼 서비스도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하게 긴 상업광고에 비싼 음식값 등등.. 환영하지 않아요ㅠㅠ
  8. 2009/07/02 12:45 [Edit/Del] [Reply]
    흐미..2편 보기 전에는 제 블로그 글을 읽지 않으셔야 할텐데...이미 늦은 건가요.ㅠ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7/02 19:45 [Edit/Del]
      르네군님, 한 영화 보기 전에 리뷰 읽는 건 왠만하면 자제하는 성격이라서... 르네군님 글이 기억에 없는 걸로 보아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네요 :D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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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Babel, 2006)

Posted at 2009/05/10 08:13// Posted in 영화담론/짧은 영화리뷰


처음에는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걸까 궁금했다. 다소 쭉쭉 늘어지는 전후반이 지나간 후에야 비로소 열쇠고리를 풀기 시작하는 이 영화. 영화 속 의문의 대부분이 풀리는 시점도 후반 쪽에 모두 몰려 있다. 메시지 역시 마찬가지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바벨>을 통해 소통이 단절되어 가는 인간군상을 가장 효과적이고 무겁게 그려낸다. 이런 모습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초반부의 지루함과 괴팍한 느낌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친절하게 와닿을 수는 있으나 이 느낌을 극복하고 나면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는 울림과 마주하게 되는 기이한 영화.

특히 절정은 치에코 (키쿠치 린코 분) 의 에피소드.  아예 들어내서 한 영화로 분리했어도 꽤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치에코 에피소드가 가진 힘은 실로 대단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바벨>이 키쿠치 린코라는 배우를 주목하게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 속 모습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를 내보이고, 자신이 헐리웃의 수많은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줄 미처 생각이나 했을까. (잘 알려진 대로 그녀는 이 영화로 79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올랐다.)



지금 봐도 이상할 것이 없는 아름다운 소통의 영화. 이쯤 되면 그저 그런 이야기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을 낸다. 인간들이 끝없이 바벨탑을 쌓는 것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장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8.06.07 / 진사야 / zinsayascope.com)

  1. 2009/05/10 09:06 [Edit/Del] [Reply]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아모레스 페로스 시절부터 완전 팬이었습니다.
    제 3세계인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제게는 너무 감동적이었거든요.
    그가 헐리웃의 자본으로 영화를 찍어도 그의 시선은 변함이 없더라구요.
    정말 정말 존경하는 감독입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10 22:16 [Edit/Del]
      EastRain님, 말씀하신 [아모레스 페로스]도 어서 챙겨 봐야 할 텐데요. ^^;; 다른 작품들을 보고 싶어졌어요. 그만큼 저에게는 [바벨]이 정말 멋진 영화였습니다. 진짜 도쿄 에피소드는 어떻게 따로 떼어 보고 싶은 생각이 ㅠ.ㅠ
  2. 2009/05/11 00:54 [Edit/Del] [Reply]
    바벨 저두 너무 감명깊게 봤더랫습니다.
    근데 언급한 에피소드가 가물거려서 다시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
  3. 2009/05/11 10:29 [Edit/Del] [Reply]
    아모레스 페로스를 너무 좋아해서 기대를 무지 했는데, 기대한 방향과는 달랐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유의 영화였어요. 도쿄에피소드는 뭘 말하려는 지는 알겠는데 어린 여고생?이 저러니 처연하고 슬프기보다 난감하기만 했던 기억이 ;; 영화는 그 해 본 가장 좋았던 영화로 기억이 되네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11 13:26 [Edit/Del]
      나특한님, 아무래도 치에코의 행동이 난감함을 유발하는 것은 아닐지요. 교복치마 속에 팬티를 입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부터가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진짜 털북숭이가 무언지를 보여주겠어" 라고 하죠. 치에코의 몸부림을 의미하는 대목이지만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는 난감한 점이 한둘이 아닐 거에요.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야 되나? 싶은 의문도 들고.
  4. 2009/05/11 12:53 [Edit/Del] [Reply]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의 사람들 사이의 소통의 단절을 이야기한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같은 언어, 문화, 그리고 가족들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단절이 더 부각된 느낌이었죠.
    • 2009/05/11 13:08 [Edit/Del]
      저도 이 영화를 보고 VISUS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드랬죠. 소통의 단절이란 언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을 열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11 13:39 [Edit/Del]
      VISUS님, 감정의 골은 정말 가까운 곳에 있는 모양입니다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11 13:40 [Edit/Del]
      구름님, 정말 마음을 열지 않아서 생기는 게 소통의 단절이 아닐까 해요.^^
  5. 2009/05/11 15:42 [Edit/Del] [Reply]
    영화의 도입부에서 감이 딱 오지 않으면 영화를 끝까지 못보는 성격인데...(그래서 돈내고 극장에서 봐야된다는...^^)
    영화 바벨은 꾹 참고 끝까지 봐야겠는데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12 03:31 [Edit/Del]
      PLUSTWO님, 한 장면에 집중하기보다는 넓게 보는 게 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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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물론 따로 리뷰를 쓰게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예전대로 전체 얼개를 두고 리뷰를 쓸 생각이 없습니다. 일단 전체 단평부터 한 번 되짚어 보는 것으로 시작하도록 하죠. 이 단평 다음으로 올라가는 본 리뷰는 두 갈래로 나뉠 겁니다. 하나는 송강호가 맡은 상현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김옥빈양이 맡은 태주 입장.

1. 일단 익스트림무비 쪽에 올린 단평은 대략 이러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그냥 거기 계시옵소서. 그러면 저희도 땅위에 남아 있으리이다."

<박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자크 프레베르의 '하느님 아버지'가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러니까 <박쥐>라는 영화를 예고편이나 포스터,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접한 느낌이 어땠느냐 하면 종교의 가르침에서 일탈한 자들의 도시가 펼쳐진다는 느낌. 딱 이거였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 맴돈다.

그 생각들 중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정신없이 휙휙 돌아가는 회전판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 처음에는 조용히 돌다 한 차례 극의 소용돌이가 지나가는 중반 이후부터 회전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데, 그 모습이 정신착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라 꽤나 불편하게 와닿는 구석도 적지 않다. 장면 장면을 놓치면 흐름을 이해하는 데 손해 보기 딱인 이야기 구성이라 더 그랬던 것 같고.

뱀파이어가 되어 다른 사람을 탐닉하다 끝내는 자신들을 겨누기에 이르는 극의 얼개는 비교적 재미있었다. 좀 회전판을 덜 돌렸다면 어땠을까 싶고, 중간중간 불친절한 이야기 전개가 거슬렸지만 그 모습 자체로는 어느 정도 만족한 결과물. 어떻게 읽느냐, 그리고 어느 캐릭터를 중심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서 다양한 담론이 쏟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 첫 관람은 일단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신성모독 이야기라는 생각 (=상현의 시각) 으로 봤고, 다음 관람 때는 어떻게 볼지 생각 중. 아마도 태주의 입장에서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2. 이야기가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합니다. 이건 아무래도 박찬욱 감독이 제대로 작정하고 집어넣은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상당히 의도적이고 어떻게 보면 작위적이에요. 상황 설명을 하는 초반에는 그런 걸 거의 못 느끼는데 이야기가 한 바퀴를 돈 중반 이후부터 이게 본격적으로 몰려들죠. 오늘 보니 커플 단위로 꽤 많이들 오셨던데, 설마 데이트무비를 생각하신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군요. 악명대로 꽤 무겁습니다. 이야기는 불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편집은 정신 제대로 놓기 직전까지 관객을 몰아붙이죠.

3. 그럼에도 저는 이 결과가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앞에서 주구장창 불편한 점을 이야기했는데 이 불편함이 의외로 <박쥐>의 주된 특장점이 됩니다. 탐구하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의 1차 목표가 한 영화를 기어코 두 번 보게 만드는 영화라는 걸 상기해 보면 이 영화 <박쥐>는 '잠재적인' 괜찮은 영화에 속합니다. 이건 뭐 한 번 보고서 이건 어떤 영화다, 이야기할 수가 없어요.

4. 가장 기대했던 김옥빈양 모습. 나름 괜찮습니다. 특히 극 초중반은 상현 역을 맡은 송강호와 함께 잘 이끌어나가는 게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태주 캐릭터가 좀 마음에 들었던 게, 영화 분위기와 엇나가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는 캐릭터에요. 여러 에피소드 조각이 하나로 엉켰다 해체되는 영화 자체의 분위기와 가장 잘 들어맞습니다.

5. 19금 장면으로 논란거리를 낳았는데 글쎄요, 내용을 뜯어 보니 별로 야하진 않고 오히려 다른 지점에서 고개를 돌리게 되더군요. 바로 '찌르는' 장면들. 문제가 된 그 사건(?)도 그닥. 이미 <중경> 같은 영화에서 보여 준 딱 그 정도밖에 안 돼요. 그거 가지고 설레발까지 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6. 박찬욱이라는 이름과, 특유의 포스와, 한국영화라는 플러스 요소 등으로 1주차 흥행은 그럭저럭 괜찮을 겁니다. 허나 2주차 때 가서 낙폭이 좀 커질 것 같아요. 일단 내용 자체가 불친절해서 정말 이걸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좋은 반응이 나오기 어렵겠군요. 우선은 저도 그런 점을 느꼈으니.

7. 결론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다만 다른 영화들에 비해 생각할 거리가 좀 한꺼번에 많다는 정도.
(2009.04.30 / 진사야 / zinsayascope.com)

★★★☆


[박쥐] 관련 다른 글
<박쥐> 속 상현의 시선 : 하느님 아버지, 거기 그냥 계시옵소서




  1. 2009/04/30 22:08 [Edit/Del] [Reply]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재미도-6점 작품성-9점을 부여했습니다만..
    대중들과 쉽게 친해지기에는 좀 벽이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영화가 본격적으로 개봉했기때문에 치열한 이야기들이 올 갈 것 같습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30 22:32 [Edit/Del]
      무비조이님, 말씀하신 대로 관객 친화적인 작품은 아니더군요. 뭐랄까, 박찬욱 감독이 지금의 위치에 있는 상황을 타고 자기 스타일대로 만든 영화 같아요. 지금의 위치가 아니었다면 (충무로의 대표 감독이라는) 만들 수가 없었을 작품이죠.
      이제 개봉했으니 담론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올 것이라 기대합니다. 다양한 시선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냥 어렵다 쉽다 유의 그것이 아니라, 이런 영화들은 여러 방향으로 담론이 나와야 보는 재미가 있지요. :D
  2. 2009/04/30 22:56 [Edit/Del] [Reply]
    박찬욱 + 송강호라 나름 좀 기대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네요. 본문은 안봐야지..ㅋ.ㅋ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1 03:42 [Edit/Del]
      Fallen Angel님, 정말 스포일러 신경 바짝 하시는 분들은 왠만하면 리뷰를 읽지 말고 가실 것을 권하고 싶어요. 스포일러 없이 이야기하기가 상당히 난감한 작품이다 보니.. 리뷰 몇 편을 봤는데 어김없이 스포가 낄 수밖에 없게 흘러가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일부 당하고 봤다는 거 TㅂT 그래서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3. 2009/05/01 15:23 [Edit/Del] [Reply]
    웬만하면 송강호씨 나온 영화는 본 듯 한데..
    어찌 하다 보니, 박찬욱 감독 영화는 하나도 본게 없어요.
    취향이 아니라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왜 김옥빈씨 나온 영화도 하나도 안봤을까요? ^^;
    나중에~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박찬욱 감독 영화를 한번 봐야겠네요.
    아직까지는 그다지...
    좀 격한 면이 있는 영화 감독들은 아직 저랑 친하지 않거든요. ㅎ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1 18:42 [Edit/Del]
      만물의영장타조님, 저도 생각해 보니 극장에서 봤던 [친절한 금자씨] 외엔 제대로 본 작품이 없군요. 그 유명한 [공동경비구역 JSA]도 아직 못 보고 있고.. [올드보이]를 dvd로 보긴 했지만 뭐랄까요. 저와는 약간 안 맞았던 영화였거든요. 폭력이 불편해서였는지.. 지금 다시 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이번 김에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더 찾아 보고 싶어졌습니다. 최소한 [박쥐]라는 작품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
    • 2009/05/02 00:12 [Edit/Del]
      아.. 공동경비구역 JSA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인 모양이군요. 그럼 전 그건 봤네요. ㅎㅎ 유일하게 본 그의 영화로군요. 복수시리즈 3편이 저랑 안맞나봅니다.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2 02:18 [Edit/Del]
      만물의영장타조님, [박쥐]의 아이디어가 [공동경비구역 JSA] 찍을 시절 때에 나왔다고 하니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묵은 아이디어'인데 이제서야 펼쳐 보였다는 걸로도 보입니다. 하긴 박찬욱 감독이 지금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들었을 영화가 [박쥐]이니..
  4. 2009/05/04 15:14 [Edit/Del] [Reply]
    저도 이 영화가 길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커플관객이 많았다니 영화를 보고 온 지금 생각하니 다들 불쌍하군요. 헤어지지만 않기를 바랍니다. ㅋㅋ

    저는 박찬욱감독이 영화에 많은 의미를 담는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잘 그려내는 능력은 거의 타의추종을 불허하지만 말이죠. 이번 영화도 독특한 소재와 시도로 눈길을 잘 끌었으나, 그냥 충격적이게 그려낸 정도이고, 영화를 다시 볼 정도의 호기심을 담지는 않은 것 같네요.

    진사야님 리뷰가 한 개가 아니던데 트랙백은 여기다 날립니다~ ㅎㅎ (그냥 다 날릴까요?)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4 19:11 [Edit/Del]
      철이님, 드뎌 올려 주셨군요 ^^ 그냥 아무거나 하나만 날리셔도 됩니다.
      오늘 뉴스 보니 최단기간 100만 돌파라고 하는데.. 2주차 가서는 수익이 확 떨어지겠죠. 그래도 저는 뭐 보러 갈겁니다만. 수요일에 한 번 더 보고, 내친 김에 한 번 더 봐 줄 생각도 있고 (세번째부터는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말 평이 엇갈리나 봅니다. 어떻게 보면 그런 반응 읽는 것도 재미지요. ㅎㅎ
  5. 2009/05/04 22:53 [Edit/Del] [Reply]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거의 다 본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다 재미있게 보고 의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렇게 엽기적이고 일탈적인 형식을 가져야만 할 절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더군요. 아무튼 엽기와 일탈을 통하는 것이지만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으면 합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5 15:45 [Edit/Del]
      컴속의 나님, 마지막 한 줄은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군요. 뭐 저는 잔인하다 그런 건 못 느꼈습니다 T_T 쪽가위 장면에서는 움찔했습니다만. [진짜 이미지에 압도당한 건가;;]
  6. 2009/05/06 10:32 [Edit/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공감했습니다.
    트랙백 걸겠습니다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6 19:50 [Edit/Del]
      feveriot님, 트랙백 감사합니다 :D
      오늘 다시 보고 왔는데 여전히 머리 지끈거리는 영화였어요. 물론 처음 봤을 때보다는 이야기가 납득이 갑니다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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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2월에 폭스코리아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본 작품입니다만 공개 금지 조항에 묶여 공개가 늦었지요. 오늘이 개봉일이니 시기로도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시사회 자체가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열렸던지라 뭔가 여성들에게 최적화된 영화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 영화였을 줄이야.

- 러닝타임이 짧아요. 90분이 조금 안 되는 정도. 그래서일까요? 초반은 그럭저럭 괜찮아요. 전개가 광속까지는 아니지만 꽤 빠르고 크게 거슬리는 군더더기 없이 영화의 두 주인공 리브 (케이트 허드슨 분) 와 엠마 (앤 해서웨이 분) 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시각적인 요소들은 여심을 잡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 이야기의 구조가 다소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이냐 하면 '플라자 호텔에서 결혼하기 위해 대판 싸우는 왕년 친구 둘' 의 이야기인데요. 이런 구조상 초반에는 엄청 친한 두 주인공의 모습이 나오고 중반 이후부터 대판 싸우기 시작하죠. 근데 여기서 전자의 범위를 너무 깊게 잡았다는 느낌입니다. 초반 20~30분 가량 정말 좋았던 엠마-리브 관계에 대해서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데, 정말 대판 싸우는 영화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좀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그냥 간단하게 묘사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 됐을 이런 관계 설정을 좀 길게 해 버린 까닭에 뒤로 갈수록 지칠 수 있다는 거죠. 의외의 지점에서 사족이 발생합니다.

- 그 다음으로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바로 결말입니다. 스포 내용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시니 보고 싶으신 분들만 누르시길. 뭐랄까요, 너무 어영부영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특성상 어떻게 해피엔딩으로는 묶어야겠고, 전개는 좀 요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싶고.. 그래서 나온 결론이 관객들이 보신 결과인 겁니다. 분명 더 깔끔하고 확 들이치듯이 끝냈을 수도 있을 텐데 결말 때문에 상당히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 버렸어요.

- 이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에서 두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는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그 모습으로 빛을 발합니다. 예뻐요. 특히 로펌 변호사 리브 역을 꿰찬 케이트 허드슨은 놀랍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앤 해서웨이가 맡은 엠마 캐릭터보다 더 와닿았거든요. 엠마는 뭐랄까, 좀 붕 뜬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물론 중반부터 좀 만회하긴 하지만, 현실성으로만 따지고 보면 리브 쪽에 이입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 블라인드 시사회 때 적은 설문지에서 '오케스트라' 라는 표현을 적었어요. <신부들의 전쟁>은 분명 오케스트라를 통해 들려오는 음악과 같은 영화에요. 초반에는 잔잔하게 가다가 중반 이후부터 확 치솟고 올라옵니다. 문제는 이 클라이맥스에만 신경 쓰다 보니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까지는 고민을 못 한 게 눈에 보인다는 것이죠. 좀 더 다듬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영화 속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의 매력 때문에 이런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요.



★★☆


글 | 진사야
2009.04.02

  1. 2009/04/02 12:29 [Edit/Del] [Reply]
    여성관객을 타겟으로 한 거야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예고편을 하도 많이 봐서 '그래 내가 봐주마'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고민이 되는군요. ㅎㅎ 앤 해서웨이를 영화 속에서 만난 기억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함 볼까도 생각했었거든요. 별 두 개반이면 아슬아슬한데요? 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2 12:41 [Edit/Del]
      철이님,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 두 배우의 매력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럭저럭 볼만하겠네요. 내용을 좀 더 다듬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의문은 남습니다만.^^ 잘 선택해서 가시길 바랍니다~
  2. 2009/04/02 13:03 [Edit/Del] [Reply]
    엠마....누엘....찍어줬으면 좋겠어요 앤 해서웨이가. (후다닥 =3=3)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2 14:02 [Edit/Del]
      Donnie님, 푸핫, 모니터 잡고 뿜었습니다. 이런 센스쟁이님 같으니라고 +_+
  3. 2009/04/03 01:41 [Edit/Del] [Reply]
    앤 해서웨이 때문에 봤는데...ㅠㅠ
    근데 진짜 아직도 저렇게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진 여자들이 있을까요? 아무튼 폭스는 그저 안습입니다ㅠ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3 03:36 [Edit/Del]
      인생의별님, 진짜 폭스는 안습..;; [말리와 나]로 출발은 비교적 잘 했는데 후속작들이 영 죽을 맛 수준인 상황이죠. 진짜 울버린 어깨가 무겁겠어요.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든 뚫어야 한다는 -ㅂ-
  4. 2009/04/04 23:23 [Edit/Del] [Reply]
    예고편으로는 그럭저럭 스토리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결말이 좀 아닌 모양이네요.
    진사야님의 별 두개반으로 이 영화는 제 리스트에서 완전 삭제를 당했습니다. ㅋㅋ
    마지막 사진을 보니, 그래도 끝에는 둘이 화해한 모양이군요.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5 12:49 [Edit/Del]
      만물의영장타조님, 너무 해피엔딩으로 묶으려는 강박이 확 눈에 보이더랍니다. 배우들은 참 예뻤는데.... ㅠㅜ
  5. 비밀방문자
    2009/05/02 03:15 [Edit/Del]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2 03:54 [Edit/Del]
      저는 그 결말이 다소 뜬금 없었습니다 T_T 그냥 욕 안 할 테니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완전 해피 엔딩으로 끝냈어도 별 무리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 생각을 여지없이 배신해 주시니 이거 원; 그 결과는.. 다시 되짚어 생각해 봐도 너무 어정쩡해요.
      별 생각 없이 '신부들의 전쟁'을 보기 위한 분들에게는 좋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시는 분에게는 선뜻 권하길 주저하게 되는 영화였어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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