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신작 <인 디 에어>(Up in the Air, 2009) 가 드디어 3월 11일로 한국 개봉 일자를 확정지었습니다. 지금까지 2월 11일 개봉 예정으로 (영문 웹 사이트 기준) 해 놓고 지난 2일 아카데미 후보 발표 시점까지 질질 끌다가 개봉 한 달여를 남겨 두고 정확한 날짜가 나오게 됐지요. 그 동안의 마케팅 등이 좀 많이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마일리지'라는 가제가 붙었던 일 하며...) 그래도 개봉된다니 그 자체로 환영입니다.

회사 대신 회사직원을 해고하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 해고전문가 라이언 빙험(조지 클루니)이 두 여인 알렉스(베라 파미가)와 나탈리(안나 켄드릭)를 만나면서 삶이 변화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주목할 만한 캐스팅과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이름으로 한국에도 기대하고 있는 관객들이 많은 영화에요.
특히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전작 <주노>가 놀랄 정도로 괜찮은 영화였기 때문에 저는 자연히 <인 디 에어>에도 관심을 갖게 됐는데 (물론 알렉스 역의 베라 파미가의 출연은 이 영화의 전체 기대 수치 중 2/3을 차지합니다만) 외신 반응도 정말 괜찮고, 관객 반응도 따스한 편이어서 한결 안심이 되고 있는 편이죠.


우선 포스터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죠. 최근 국내 포스터가 나왔는데,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에 대한 언급을 놓고 말이 많은 상태네요. 그래도 명색이 자신이 만든 두 편의 영화를 오스카 후보에 올린 감독인데 너무 대하는 태도가 박한 것 아니냐. 하는 말이 많습니다. 물론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북미 포스터에도 '<주노> 감독 작품(From the Director of "Juno")이라고 되어 있는데 문제 없는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북미 지역 같은 경우에는 <주노>가 박스오피스에서 워낙 큰 히트를 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애석하지만) 그게 아니었고.

처음에는 <마일리지>라는 정말 험악한 제목으로 가제가 나와 많은 관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었죠. 지금은 <인 디 에어>로 교정이 된 상태. 그래도 <업 인 디 에어>라는 제목을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이 정도면 불평불만 없이 볼 수 있겠단 생각입니다. 메인카피는 참 괜찮은데 다른 것들의 길이 너무 험악했단 생각이에요. :-/

<인 디 에어>는 잘 알려진 대로, 월터 컨(Walter Kirn - 발음 주의!)의 소설 'Up in the Air'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아직 국내 번역 출간은 되지 않은 책이고, 영화 개봉에 발맞추어 - 다른 원작 소설을 가진 영화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 원작 소설이 번역되어 출간될 거라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물론 원서는 인터넷서점 등지에서 구할 수 있지요) 과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빨리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죠. 그러고 보니 국내 번역 출간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지금 출간 예정인 상태이려나요? 예스24에 있는 원작 소설에 대한 언급을 보니 아래와 같이 되어 있군요.

"라이언 빙햄은 35살의 직장인으로 덴버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직 관련 컨설팅 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는 온 나라를 비행기로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을 해고하러 다녔다. 그는 일을 위해 이용하는 비행기의 마일리지가 거의 100 만 마일에 이르게 되었고, 그는 이를 달성하려 한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경멸하였지만, 일을 위해 다니는 자신의 출장 여행에서의 문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몇 번만 더 해고하는 일을 하면 100 만 마일에 도달하는데 그것은 그가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가졌던 그만의 꿈이었다. 하지만 100 만 마일에 도달하기 전에 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한다.
저자는 현대인들이 현대의 냉혹한 현실과 상황 앞에 뿌리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에 대한 심리적 보상에 대한 관찰을 하고 있다."

<인 디 에어>의 트레일러를 처음으로 딱 봤을 때 생각난 건 신기하게도 <주노>에서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부부 바네사(제니퍼 가너)와 마크(제이슨 베이트먼)였어요. 영화 속에 비춰지던 바네사와 마크는 얼핏 보면 친절하고 인생을 흥미롭게 살 것 같은 사람이었지만 그 속에는 보일 듯 말 듯 한 위태위태함이 스며 있었죠. 아마 <인 디 에어>도 그와 비슷한 선에서 흘러갈 예감이 듭니다. 식상하지 않겠냐고요? 그렇다면 <주노> 때 일찌감치 알아차렸겠지요.

영화의 트리비아가 iMDb 쪽에 공개되어 있고(여기입니다!), 일부 트리비아는 한국에도 알려져 있는데 몇 가지를 집어 이야기해 보자면 (일부 트리비아는 듀나게시판에 올라가 있는 waytogo님의 언급을 참조하여 작성합니다),

영화 속에서 라이언 빙험에 의해 해고당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실제 해고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비연기자들이었다고 합니다. 해당 연기자들을 모집할 광고를 내걸어 참여한 사람들에게 해고된 사람들 역할을 맡겼다 하지요.

극중 알렉스 역의 베라 파미가의 누드 연기는 대역을 썼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인 디 에어>를 찍을 시점의 베라는 아들 핀(Fynn)을 출산후 채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을 시점이라 모유가 흐르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기 위해 부득이 대역을 쓰게 되었다고. (사실 대역 연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저입니다만, 이번은 열외로 해야겠군요.)

안나 켄드릭이 연기한 나탈리 역에는 엘렌 페이지와 에밀리 블런트가 언급된 적이 있었으며,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은 안나 켄드릭이 출연했던 <로켓 사이언스(Rocket Science, 2007)>를 본 이후 안나 켄드릭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 속 나탈리의 모습을 써 나갔다 합니다. 안나 켄드릭이 캐스팅된 건 당연한 일이었네요 :)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가 많지만 이 정도로. 나머지는 영화를 본 이후에 해도 될 듯 합니다.
어서 3월 11일이 되어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지금부터 시사회를 열심히 찾아보게 되겠지요. 일단 세운 목표는 '극장에서 최소 세 번 관람'입니다. 주변 상황이나 사정이 좋으면 그보다 더 볼 수도 있겠고요. 앞에서 세 번이라고 언급했지만 몇 번을 보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끝물을 봐야 알겠죠. 그나저나 자크 갈라피아나키스(<더 행오버>)는 <인 디 에어>에서 어떤 역할로 나오는 건가요. 이것도 생각해 보니 문득 궁금해지네요 :-)

그나저나 이 글을 쓰면서 느끼니, 3월 11일이라니 어찌 기다립니까 ㅜㅜ 생각보다 개봉일이 늦단 느낌이 드네요. (진작에 2월 11일 개봉이었으면 얼마나 좋아. 흥)


마지막으로 깔끔하게 베라의 원톱 스틸 하나. 여전히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 주실 거라 믿어요. 그렇죠? :-)

http://www.zinsayascope.com/trackback/324

  1. 2010/02/06 22:24 [Edit/Del] [Reply]
    진사야님의 영화에 관련된 글들은 이해하기 힘든 미사여구가 없이
    담백하게 읽을 수가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
    주노라는 영화를 본 적도 없지만..주노도 소개한 이 영화도 매우 보고 싶어요!!
    • 진사야
      2010/02/08 22:12 [Edit/Del]
      헐 그런가요? 전 쓰면서 미사여구를 꽤 넣는다고 생각한 편이었는데, 제이유님 생각은 다르셨군요 :-] 아하하.

      [주노]는 정말 강추 영화에요. 한국에 오면서 좀 반응이 이상하게 흘러갔는데... 그런 거 상관 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블로그에 하면서 특히 청소년 성교육용 영화로 '강추'했던 게 지금도 기억나네요. :-)

      학교에서 틀어 주는 비현실적인 성교육 비디오보다 차라리 [주노]를 보고 토론을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작년 가을 서울아트시네마의 '영화관 속 작은 학교' 프로그램에 이 영화가 소개되기도(http://cinematheque.seoul.kr/rgboard/view.php?&bbs_id=notice&page=3&doc_num=567) 했었지요. 그 소식을 듣고 (완벽히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더라도) 내 생각과 궤를 같이 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하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2. 2010/02/06 22:47 [Edit/Del] [Reply]
    저도 여기저기 시사회 기웃거릴려고하는데 ㅋㅋ
    6개 부문중에 몇개를 가져갈까요... 안타깝게도 두개는 좀 멀어져있어서...
    • 진사야
      2010/02/08 22:05 [Edit/Del]
      남우주연상이랑 여우조연상 말씀하시는 거죠? 기실 기술 부문에서 얻어갈 것은 없고, 배우 부문이나 작품 부문에서 도전해 볼만한 영화인데 그마저도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아 고전이 예상되는 영화이기도 해요. 일단 각본상을 따갔던 [주노]처럼 각색상 정도는 가져갈 확률이 높습니다만 :-)

      그래도 근작 두 편을 연속으로 아카데미에 진출시킨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안목은 참 지금 생각해 봐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해야겠죠. 차기작이 기대되는 건 당연한 소리겠고요.

      일단 저는 각색상에 한표. 이것만 따 가도 소득은 충분히 얻을 거라 봅니다. 그리고 배우상에는 이상하게 큰 미련이 없네요. 특히 베라의 경우에는. 그저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기쁘지요. 이제야 메인스트림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는구나! 하고.
  3. 2010/03/06 00:36 [Edit/Del] [Reply]
    진사야님 인 디 에어 모모에서 특별상영 중인데 미리 안보실건가요?
    암튼 오스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군요.
    인 디 에어는 각색상 하나 받을 거 같아요.
    어제 크레이지 하트 보고 왔는데 남우 주연상은 무조건 제프 브리지스입니다. ㄷㄷㄷㄷㄷㄷ;;;
    • 진사야
      2010/03/06 11:39 [Edit/Del]
      # 안 그래도 오늘자(3시 상영)로 예매했습니다. 사실 목요일에 보고 싶었습니다만 사무실이 있는 역삼동에서 이대로 바로 달려가도 시간을 못 맞추겠더군요. 모모가 정시상영 체계라거나 이런 건 관계없이 전 무조건 영화 보러 갈 꺼면 상영 시간만큼은 맞추자는 주의라서; 그냥 주말로 선회했습니다.
      저도 각색상은 가장 유력하다고 봅니다.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이 각본 분야에서는 정말 축복받았다고밖에는 할 말이 없어 보이네요. 그러고 보니 [주노]도 각본상을 가져갔었죠. :-)

      [크레이지 하트]는 저도 보고 싶은 영화인데 먼저 보셨군요. 전 다음주초에나 보게 될 성 싶은데, 어서 보고 싶습니다 ㅜㅜ
  4. 2010/03/10 17:31 [Edit/Del] [Reply]
    설마했는데 역시 대역이었군요. 그래도 베라 파미가의 평상시 몸매와
    가장 비슷한 대역을 쓴 것이라 믿어봅니다. ㅋ
    • 진사야
      2010/03/14 19:32 [Edit/Del]
      # 아하하. 베라도 좀 아쉬워하지 않았을까요? 허나 <오펀:천사의 비밀>에서도 그렇고 몸을 사리지 않는 걸로(후반부 일부 장면을 찍기 위해 출산 후 2주만에 촬영장으로 갔다는 에피소드는 정말이지 후덜덜;) 저한테 너무 각인되어 있으니 그게 오히려 안타까운 점도 있어서 내심 <인 디 에어>의 더블바디에 대해서 약간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네요.
      아무튼 결론은 무지 좋은 영화였다는 거! 다음주 초에 리뷰를 쓸 텐데 제대로 써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든 극복하고 써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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