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alt Disney Pictures, PIXAR Animation Stodio
(중략)
눈을 뜨며 맞는 아침
똑같은 방향뿐인 삶의 나침반
만만한 세상에 쉽게
무릎 꿇고 쉴새 없이 신세 타령만 아련한
옛 꿈을 쫓던 가련한
두 팔로 화려한 날개를 펴고
You can fly
에픽하이 - Fly (3집 ‘Swan Song‘ 수록곡) 중에서
You can fly, you got to fly sky high
지금 막 우리 앞에 도착한 픽사의 열 번째 이야기 <업>을 보자마자 생각난 건 한 유행가의 가사 언저리였다. 어린 시절 아내와 약속한 꿈을 위해 자신의 집 굴뚝에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단 노년의 존재. 주인공 칼 프레드릭슨(에드워드 애스너)의 집 주변에 풍기는 도시개발의 냄새만큼이나 똑같은 방향뿐인 세상을 밟고 화려한 날개를 펴는 집의 모습이라니. 여전히 픽사 스튜디오가 꺼내 든 카드는 그들다운 카드라는 첫인상과 함께 <업>은 우리 앞에 재기발랄하게 인사를 한다.
이야기의 주요 틀은 모험을 꿈꿔 온 할아버지 칼과 뱃지 하나 더 따기 위해 모험에 끼는 꼬마 러셀(조단 나가이)의 모험담이지만, 이 영화를 만든 피트 닥터와 밥 피터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를 더 넣어두었다. 로봇들에 감화되어 스스로의 벽을 깨고 지구로 나아가는 <월-E>의 엑시엄 호 선장을 연상시키는 강아지 더그(밥 피터슨)의 존재나 오색창연한 몸을 뽐내는 희귀새 케빈의 모습도 출중하지만, 흡사 세계 바깥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파라다이스 폭포와 개망신깔때기(!)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통역기 단 개들의 모습은 단연 <업>의 백미로 칭송할 만하다.
이 모든 요소들이 <업>을 좀 더 오락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이 와중에도 희귀동물 보호라는 메시지나 마음 내려놓기 혹은 꿈의 미학은 사그라질 줄을 모르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과 그 주변 인간들을 통해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경고하던 <월-E>나, 쥐라는 제도권 바깥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선입관을 조롱하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날리던 <라따뚜이>에 비하면 메시지의 힘을 다소 뺐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 Walt Disney Pictures, PIXAR Animation Stodio
그렇기에 전작 <월-E>의 매력에 감화되어 그 이상의 것을 <업>에 기대했다면 의외의 심심함에 안타까움을 토할 수도 있겠다. 허나 아쉬움이 하나 드러났다고 영화 전체가 흥미롭지 못한 것은 절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좀 더 오락적인 면모 속에 꿈이라는 목표를 향해 날아오르는 이 픽사의 열 번째 이야기는 재료의 낭비를 모른다. 적당히 재료를 쓸 줄 알고, 거기서 일정 이상의 맛을 만들어 낼 줄을 안다. 메시지는 가벼울지언정 그 가는 길만큼은 명확하단 얘기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후반부 씁쓸한 맛이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겠으나, 그 맛을 느낄 각오가 되어 있다면 충분히 그 보답을 하고도 남을 거다.
<업>의 초반 10분에 나타나는 어린 칼의 모습은 영화의 현재 시점에 등장하는 러셀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그리고 러셀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 속 그것과도 닮아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칼과 러셀처럼 당장 떠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마음을 불현듯 꺼내 보며 그 마음을 이루기 위한 기폭제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그것이 필경 의미 있을 것임을 믿는다. 재미라는 이름의 풍선을 한껏 달고 날아오르는 <업>이라는 집이 관객에게 던지는 아름다운 노랫말이다. “You can fly!“. ★★★★ (Rate 8.5)
(2009.08.09 / 진사야 / zinsaya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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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앞으로는 당분간 적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북미에서는 쿨럭..
이름도 참 기가 막히게 지어놨어요. 알파, 베타, 감마... 그 개들의 자아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얘들이 찰스 먼츠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녀석들이잖아요. 여기서 프로그램의 알파버전 베타버전 이런 게 생각났습니다.
그나저나 에픽하이의 FLY는 저의 노래방 18번ㅋㅋㅋ 랩 좀 합니다..랩르네군ㅋㅋㅋ
널널한 조조로 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번개도 쳐볼까,
그런 쓸데 없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풉.
매해 여름, 픽사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인생의 큰 즐거움이죠~
월E 도 정말 맘에 들었긴 한데, 이야기의 흐름이 UP이 더 깔끔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암튼 픽사의 능력의 끝은 과연 어딜지 ^^
업은 전작들에 비해 메시지에선 힘을 뺴고 오락적인 면모에 신경을 쓴게아닌가 생각했는데
제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어린 관객들을 조금 더 배려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초반에 가사를 본 후로 입에서 중얼거리며 포스팅을 읽었었네요.. ^^
잘 읽고 갑니다~
픽사와 지브리지요-_- 이번 작품도 굉장히 보고 싶네요.
무비조이에서 오른쪽 항상 따라다니는 아이콘으로 매일 1분의 블로그 글을 추천해서
링크 시켜드리는 서비스를 베타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진사야님의 <업> 글을 선정했습니다. 지금부터 내일모레 오전 10시까지 링크 걸리게 됩니다.
무비조이 사이트 http://www.moviejoy.com 을 방문하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살짝 묻혀지긴 하지만서도..난 할아버지의 연애담부터..
할머니랑 헤어지기까지의 스토리도 참 좋았어요..
눈물이 글썽해서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