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1 / 진사야 / zinsayascope.com)
1.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영화
<그랜 토리노> <숏버스>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드래그 미 투 헬>
<그랜 토리노> - 역시 클린트옹은 최소한 관객을 배신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는 걸 기어코 입증한다. 특유의 시니컬함에 인간미까지 곁들여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내뿜는다. 아직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기에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되기도 한다. 차기작 <인빅터스>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 :)
<숏버스> - 대개 한 영화를 '왜 이제야 봤냐?' 싶은 생각이 드는 영화들이 있다. <숏버스> 도 바로 그런 영화들 중 하나. 영화제를 통해서는 거의 사골 끓이듯 많이 선보여 왔으나 정작 정식개봉은 못 하다가 다행히 제한상영이 풀려 정식개봉이 가능하게 되었다. 감독 잘못 만나면 음흉한 얘기로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를 존 카메론 미첼이 아주 잘 엮어 냈다. 그것도 정말 따스하게!관객으로 하여금 그 세상으로 빠져들어가고 싶은 욕구를 품게 만드는 영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 다시 한 번 경고한다. 국내판 제목에 절대 속지 마시라. 물론 이 영화는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나는 사랑 얘기가 어느 정도 맞긴 하다. 근데 초점은 이게 아니다. 이 영화는 되려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삼은 로드무비에 가깝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데다가 짜릿한 로드무비. 리뷰에서 '파르페'에 비유한 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여기에 멋들어진 바르셀로나의 풍광을 구경하는 건 보너스.
<드래그 미 투 헬> - 샘 레이미의 전작 중 <다크맨>만 봤던 나에게는 이 영화가 꽤 충격이었다. 동시에 <이블 데드> 시리즈를 어떻게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이기도 하다. 하긴 <다크맨>에서 알아보긴 했지만 그 재미는 어디 가지 않았다. 처음에 봤을 때는 그저 무섭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었는데 개봉 후 두번째로 보고 나서는 재미있기도 한, 이거 참 괴상한 영화. 정말 샘 레이미 감독은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2. 충분히 멋있었던 영화
<왓치맨> <슬럼독 밀리어네어> <굿'바이> <스타 트렉 : 더 비기닝>
<왓치맨> - 아마 위 작품들이 없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영화'에 들어갔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밀려났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어찌됐건 <왓치맨>은 때깔 좋고 멋들어진 올 블록버스터의 수확들 중 하나로 예우해 줄 만한 매력이 있다. 다소 무거운 느낌이 있지만 원작 그래픽 노블의 업보를 그대로 짊어진 결과이니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간다. 이 정도의 결과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편의 시각적인 성서.
<슬럼독 밀리어네어> - 이 영화를 보는 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걸 판타지로 볼 것이냐, 아니면 현실적인 시선에서 볼 것이냐. 나는 일단 전자였다. 그래도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시선에서 보면 정말 근사한 영화. 여기에 인도 뭄바이의 배경이 가세하여 볼거리를 선물하며, 영화 속 퀴즈 프로그램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절로 자말을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집합된 엔딩 크레딧은 필견이다.
아, 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이 영화를 보고 예측 가능한 이야기가 아쉬웠다는 사람이 몇 명 보였는데... 이 영화에 대체 뭘 기대하셨던 건지 모르겠다. (하여간 그 놈의...)반전 강박증의 패악이 제대로 드러난 사례가 아닐까. 반전 기대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합시다!
<굿' 바이> - 원래는 작년 개봉작이었으나 올초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일부 극장에서 재개봉했다. 뒤늦게 좋은 기회가 닿아 보게 되었는데, 제 때 못 본 게 한이 될 정도로 멋진 영화였다. 납관이라는 소재를 채택하여 죽음에 대한 진중한 메시지를 따라가고 있는데, 쉽사리 다가가기 힘든 직업을 소재로 다루고 있음에도 그 모습이 마냥 슬프지 않고 나름의 감동을 선물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단연 납관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을 연이어 보여 주는 장면. 나도 저렇게 호상을 맞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 트렉 : 더 비기닝> - 올해 상반기 <왓치맨>과 함께 해외발 블록버스터의 질을 나눠먹은 영화. 이 영화의 미덕은 기존 트레키들과 일반 관객들을 모두 껴안는 그 모습에 있었다.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프리퀄이라는 타이틀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일반 관객들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결정타가 되었다. 물론 기존 시리즈들이나 영화판을 알고 있다면 재미가 배가 되겠지만, 시리즈 강박증에서 벗어난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분명 수확이다. 거기다가, 무려 재미있기까지 하다!
3. 이 정도면 뭐, 괜찮았던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 주는 남자> <타락천사> <마더>
<더 리더 : 책 읽어 주는 남자> - 올해 극장에서 본 유일한 홀로코스트 소재 영화. 나머지 두 영화(<발키리> <디파이언스>)는 영 안 땡겨서 못 봤고. 이 영화는... 아직도 확실히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게 극중 마이클의 심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들 뿐. 그저 기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과거라는 것이 무엇인지...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영화라는 점만이 남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큰 거부감이 없었던 건, 케이트 윈슬렛을 포함한 배우들의 호연 때문은 아니었을는지.
<타락천사> - 올해 씨너스 이수 AT9를 통해 뒤늦게 보았다. 이 영화 역시 어렵기는 무쟈게 어려운 영화. 한 중간쯤 가면 '이거 얘기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게 맞나?' 싶은 생각마저 드니 말 다 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틀은 꽤 매력적이었다. '일에는 사랑이 끼어들면 안 된다' 라는 다짐이 만든 아이러니한 풍경. 이 풍경이 온전히 전달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다. 양채니와 이가흔의 모습을 쉽사리 잊을 수 없기도 하다.
<마더> -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다! 라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영화. 모든 걸 감내하고 최종장에 도달하는 극중 혜자의 모습을 보면서 심경이 오락가락했던 건 나뿐만의 일이 아닐 듯.
4. 괜찮게 보긴 했지만 뭔가 부족? 찜찜? 함이 남던 영화
<그림자 살인> <박쥐>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블룸 형제 사기단>
<그림자 살인> - 추리물로 보면 물론 부족한 것 일색이다. 그러나 한 편의 오락영화로 보면 꽤 재미있는 이상한 영화. 그런 점에서 한국 추리물의 과제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동시에 떠안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타이틀을 '탐정 추리극' 으로 잡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는 평이 좀 나았으려나?
<박쥐> - 한 때 이 영화와 <마더>를 놓고 올 한국영화 상반기 화제작들 중 어느 게 낫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결과는 <마더>의 우세승이었으나, <박쥐> 역시 생각해 보면 만만한 작품이 아니었다. 다만 관객들에 따라서는 그 괴팍함이 도를 넘었을 거다. 다음 작품은 좀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영화였다면 좋겠다만,
<할로윈 : 살인마의 탄생> - 초반이 너무나 압도적으로 좋았기에 중반 이후의 전개가 다소 아쉽게 느껴진 영화. 차라리 어린 마이클의 행각을 보다 집중적으로 보여 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건 그것 때문이다. 영화의 부제도 '살인마의 탄생' 이 아닌가.
<블룸 형제 사기단> - 물론 보는 재미는 있었다. 허나 이 영화 역시 중반 이후가 약간 문제. 갑작스레 블룸 - 페넬로페의 러브라인으로 흘러가면서 영화의 간판으로 내세운 '사기극'이라는 타이틀이 약간 표백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면에 넘치는 재미는 충분히 유효했기에, 나는 이 영화에 작은 한 표를 던져 본다.
5. 내겐 그닥..... 별로였던 영화
<카오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보트> <블러드>
<카오스> - 제이슨 스태덤 콜렉션 개념으로 늦깍이 개봉한 영화. 지금 보면 피식 소리가 나올 만한 영화다. 액션은 그럴싸하나 너무 말이 많다. 제이슨 스태덤이 머리 쓰는 모습은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 영화화에 대한 고심이 상당했을 것 같다.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결코 만만한 놈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허나 그런 점을 다 감안하고 보더라도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는 좀 더 나갔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을 기어이 품게 만든다. 아이러니컬한 상황에 대하여 대립되는 상황을 끼워넣다 보니 드라마가 애매해지기도 하고. 흥행은 안 되더라도 R등급 정도의 수준으로 나왔다면 더 볼만하지 않았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던 영화.
<보트> - 하정우와 츠마부키 사토시. 이 두 배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확을 건질 수 있겠지만 문제는 너무나 밑으로 침전하는 이야기의 얼개다. 좀 더 무게를 낮췄다면 어땠을까? 여기에 붕 뜬 사운드도 약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특히 포스터에서 청춘영화의 냄새를 맡을 수 없기에 그런 생각은 더 심했다.
<블러드> - 이 영화를 '최악의 영화' 카테고리에서 끌어올린 이유는 단 하나. 그래도 전지현은 열심히 한다는 것. 분위기가 전혀 배우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게 문제지만, 배우들까지 욕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이 영화에서 전지현은 그냥 밧줄에 묶인 존재 같다. 영화 전체가 살아 날뛰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느낌이 마냥 들었던 건 아마 이것 때문이리라.
6. 최악의(..라고 쓰고 쓰레기라고 읽는) 영화
<쌍화점> <언데드>
<쌍화점> - 극중 동성애의 묘사에 대한 논란 이야기는 일찌감치 그만두자. 이 영화에는 그보다 우선하는 문제가 있다. 충분히 이미지를 통해 감성의 끈을 엮어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이르는 데 실패하고 만 영화. 화면 때깔이 좋으면 뭐하나, 감정의 몰입도가 전혀 안 되는데. (실제로 중간중간 계속 피식했다 -_-;)
<언데드> - 올해 상반기 소개된 호러영화들 중 최고 졸작. 이 영화 역시 중간중간 피식했다. 호러영화인데도 무섭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내세울 무언가도 없다. 이거 대체 뭥미? 하는 느낌이 드는 영화. 이게 할 말의 전부다.
7. 평가를 쉽사리 할 수 없는 영화 (수작/졸작 상관 없이 본래 모습을 꼭 보고 싶은 영화)
<블레임 : 인류멸망 2011> <인 브리주>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 게임>
<블레임 : 인류멸망 2011> - 알려진 대로, 국내판 <블레임>은 완전판이 아니다. 중간 어느 장면이 삭제됐는지도 쉽사리 알기 힘든(?) 장면들이 모조리 잘려나갔다. 무려 21분 가량의 장면들이 가위질당했다. 이쯤 되면 테러 수준이다. 혹여 그 가위질당한 장면들 중 드라마 이해에 필요한 장면이 있었다면? 상상만 해도 토악질을 멈출 수 없다. 아마 이 사실이 없었다면 '최악의 영화' 카테고리에 분명 들어갔겠으나, 이 사실로 인해 구제(?)받은 상황.
<인 브리주> - 앞서 소개한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처럼 이 영화는 로드무비의 성향을 띠고 있다. 그 모습이 매우 근사하고 멋지지만 이 영화 역시 삭제된 장면이 문제가 됐다. 하필이면 그 삭제된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히는 장면이란다. 대체 이런 장면을 볼 기회를 박탈한 수입사는 무슨 개념일까. 곧 홈비디오로 나올 것 같은데, 거기서는 제대로 된 모습으로 볼 수 있길 바란다.
<아스테릭스 : 미션 올림픽 게임> - 앞서 이야기한 두 작품이 장면 삭제로 문제가 되었다면, 이 영화는 무리하게 영어 더빙판을 들여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설마 원판 필름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래도 원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건 거의 재앙이나 다름없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이 영화는 프랑스어로 듣는 게 훨씬 낫겠다 싶다. 그렇다면 영화의 재미가 조금 더 배가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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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기억은 안나고~ 위에 보신 것 중에는 그랜토리노와, 굿'바이 가 제일 좋았어요!^^
근래 본 영화 중에서는~ 천사와 악마와 거북이 달린다가 좋았구요!
그냥 재미있었던 영화는 트랜스포머2 ^^ㅋㅋㅋ
전 트랜스포머2 내일 보러 갑니다. 기대되어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영화중 "그랜토리노"는 저도 백표! ㅎㅎ
저도 짬내서 이런거 비슷한거 하나 써봐야겠네요. ^^
제가 본건 무삭제판인데 참 충격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거든요.
입이 근질근질...하하
진사야님 영화를 꽤나 많이 보시는 걸로 봐선......음........그러니까.....음......
갑부셨구나!!!! 풉-
친하게 지내야겠네요^^
전 굳이 하나 +하자면 홍상수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원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못 본 게 후회되네요. [김씨표류기]도 그렇고... 이렇게 뒤늦게 후회해서 뭐한디야; ㅎㅎㅎㅎ
와치맨, 땡기는군요,,,하하
언데드는 정말 ㅠㅠ 할 말이 없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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