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걸까 궁금했다. 다소 쭉쭉 늘어지는 전후반이 지나간 후에야 비로소 열쇠고리를 풀기 시작하는 이 영화. 영화 속 의문의 대부분이 풀리는 시점도 후반 쪽에 모두 몰려 있다. 메시지 역시 마찬가지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바벨>을 통해 소통이 단절되어 가는 인간군상을 가장 효과적이고 무겁게 그려낸다. 이런 모습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초반부의 지루함과 괴팍한 느낌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친절하게 와닿을 수는 있으나 이 느낌을 극복하고 나면 뒤통수를 한 대 후려치는 울림과 마주하게 되는 기이한 영화.
특히 절정은 치에코 (키쿠치 린코 분) 의 에피소드. 아예 들어내서 한 영화로 분리했어도 꽤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치에코 에피소드가 가진 힘은 실로 대단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바벨>이 키쿠치 린코라는 배우를 주목하게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 속 모습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를 내보이고, 자신이 헐리웃의 수많은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줄 미처 생각이나 했을까. (잘 알려진 대로 그녀는 이 영화로 79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올랐다.)

지금 봐도 이상할 것이 없는 아름다운 소통의 영화. 이쯤 되면 그저 그런 이야기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을 낸다. 인간들이 끝없이 바벨탑을 쌓는 것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장벽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08.06.07 / 진사야 / zinsaya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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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세계인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제게는 너무 감동적이었거든요.
그가 헐리웃의 자본으로 영화를 찍어도 그의 시선은 변함이 없더라구요.
정말 정말 존경하는 감독입니다.
근데 언급한 에피소드가 가물거려서 다시한번 보고 싶어지네요~ ^^
그보다는 같은 언어, 문화, 그리고 가족들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단절이 더 부각된 느낌이었죠.
영화 바벨은 꾹 참고 끝까지 봐야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