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Diggin' On U
02. Home
03. With You
04. My Treasure
05. One Last Kiss
06. Love Story
07. Rainy Day's Morning
08. Unhappy
09. Lovin U
10. 「アイシテル」(Aishiteru / 사랑해)
11. My Love
12. Soulmate
13. ソレゾレ (Sorezore / 나름대로)
우산. 시미즈 쇼타의 공식 첫 번째 정규앨범 'Umbrella' 의 커버를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매개체다. 음반의 커버를 펼치면 우산을 쥔 한 사람이 옆을 바라보고, 꽃에 물을 주고, 책을 읽고, 다시 옆 (눈사람) 을 바라보는 모습이 차례대로 펼쳐진다. 관조에서 행동으로, 그리고 다시 관조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 그리고 이 모습을 꿋꿋이 지켜 주는 매개체가 바로 우산이다. 신기한 것은, 그 바탕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이 주목할 만한 앨범이 품고 있는 '우산'이라는 메시지는 모든 유무형의 제약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려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맙소사, 여기서 이미 나는 이 음반이 품고 있는 메시지를 미리 읽었어야 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커버의 내용을 그냥 한 번 스윽 보고 지나쳤었다. 이렇게 음반 제목에서부터 친절하게 메시지를 알려 주고 있는데, 이걸 잔뜩 의심의 물음표를 띄운 채 음반을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니.
성급하게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되지만, 이 재기발랄한 스무 살 소년의 첫번째 정규 앨범은 마치 아무 제약도 없는 편안한 공간, 즉 우산 안으로 듣는 사람들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あめじ (아메지)' 라는 익명으로 인터넷 활동을 했다는 당시에도 이랬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 안내하는 방법이 여간 신통한 것이 아니다. 이 앨범을 손에 쥐고 듣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공감하는지를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에 맞춰, 음반에 담긴 열세 트랙의 흐름을 잘 조율해 나간다. 차분하게 다독이다가도 (타이틀인 'HOME') 어느 샌가 절로 몸을 들썩이게 (6번 'Love Story') 만든다. 사랑과 살아감, 작별과 꿈, 행복과 만남을 한데 묶어 리듬감 있게 풀어 놓는다. 선율이 익숙한 느낌도 적지 않지만 결정적으로 그 익숙함이 친근함이 되어 다가오는 대표적 사례.
왠만한 사람들은 눈치챘으리라. '이 친구, 신인 아니지?' 엄밀히 말하면 솔로로 메이저 데뷔를 했다는 것 자체로만 치면 신인급일 뿐, 시미즈 쇼타는 꽤 녹록치 않은 경력을 품고 있다. 앞에서 얘기한 아메지 활동 외에도 캬레스 (일본의 음악.댄스 보컬 전문학원) 시절 'SUGER' 라는 유닛에 들어가 활동한 전력이 있고, 탈퇴 이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갔단다. 그 경력들이, 음악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시미즈 쇼타를 특별한 신인으로 만들어 놓았고, 그 특별함을 증명하는 음반이 바로 첫번째 정규앨범 'Umbrella' 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분명 이토록 주목할 만한 결과로 다가온다.
여기서 시미즈 쇼타의 이 음반을 보다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이자. 음반의 전 트랙이 흘러가는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선율을 고스란히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 줄 수 있는 우산을 들고 한 발짝씩 걸어가고 있다고 상상을 해 보자. 자기 마음에 비가 내리고 있든 안 내리고 있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듣는 사람의 기분이 어떻든 간에 마치 그 사람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다는 듯, 이 음반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다독여 주니까. 중학생 시절 히키코모리를 경험한 바 있다는 시미즈 쇼타이기에 더욱 그렇게 음악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미즈 쇼타. 한 동안은 이 이름이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이 음반을 접한 이후의 파급력은 놀라울 정도로 세다. 음악 스타일은 분명 차분한데, 그 차분한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와 격정적으로 바뀌는 희한한 변화와 마주한다. 기왕에 이것과 마주했다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아주 좋겠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한 아티스트가 자기의 첫 정규 앨범으로 전달하는 그 수많은 감흥들을 위하여 최종적 평가는 뒤로 미뤄두자. 지금 당장은, 이 스무 살 소년 아티스트가 비상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흥미로운 상상을 마음껏 펼칠 때다.
(2009.04.20 / 진사야 / zinsayascope.com)
추천 트랙
Diggin'On U (Track 1) / HOME (Track 3) / Love Story (Track 6) / Rainy Day's Morning (Track 7)
* 글 내용 중 시미즈 쇼타의 경력 소개 부분은 '박력넘치는잎파랑이' 블로그 속 시미즈 쇼타 리뷰 글을 참조하였다. 상대적으로 아티스트 자료가 부실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한글로 번역되어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어 시미즈 쇼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아티스트에 대해서 보다 심도 있게 알고 싶다면 일독하시길.
[관련글] 시미즈쇼타의 데뷔 전 활동에 대해서 정리
[관련글] 열아홉 소울을 노래하는 소년 '시미즈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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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쓰실때 단지 주어진 것을 듣고 쓰는 것 말고도 추가적인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팁이라도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ㅋㅋ
매번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ㅎㅎ
나중에 들리면 바이패스말고 귀에 담아봐야겠어요!
저도 시미즈 쇼타를 직접 보고 ^^::
노래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저번 싱글들 HOME과 아이시테루는 좋아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너무 분위기가 비슷비슷하고, 앨범곡이
싱글 퀄리티에 맞는 것 같지 않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네요.
어쨌든, 시미즈 쇼타씨의 팬을 만나서 매우 반갑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싱글반을 듣고 싶어지는군요. 자료 찾으면서 보니 싱글반이 그렇게 물건이라는 소리가 자자하던데, 싱글반도 어서 수입이 되어 더 좋은 환경에서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음반의 질 자체를 떠나서 이 시미즈 쇼타라는 아티스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네요. :-)
데뷔 정규 앨범이라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높은 것 같아요
앨범을 듣고 느낌은 이렇게 자세히 남기실 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랙배기 슬모~시 놓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