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쥬크온 홈페이지 (2008.12.14 현재)
바로 내일이죠. 2008년 12월 15일, 디지털 음원 사이트 쥬크온(www.jukeon.com)과 벅스(www.bugs.co.kr)이 서비스 통합을 합니다.. 이미 두 사이트를 통해 지난달 중순경 서비스 통합에 대한 공지가 났으니, 실제 적용까지 1달 정도가 걸린 셈이 되는군요. 작년 12월 아인스디지탈 측이 벅스를 인수한 이래로 두 사이트가 함께 돌아가고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운영상 통합이 필요했던 듯 싶습니다. 대략적인 서비스 통합의 골자는 현재 나눠진 두 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하고 사이트의 이름은 '벅스' 라는 이름을 그대로 쓴다고 하는군요. '벅스' 라는 이름을 쓰는 것은 21세기 한국의 디지털 음원 시장을 만들어 온 역사를 유지함으로써 정통성을 고수하려는 취지로 엿보입니다. 기존 쥬크온 사용자들은 벅스 웹사이트를 통해 결제내역이나 구매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구요. 쉽게 말하면 쥬크온 쪽 정보를 벅스 쪽으로 통합시킨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은 것 같네요. (자세한 사항은 15일 자정까지 쥬크온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꽤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크린샷을 정리하면서 결제를 시작할 시점을 재어 보니 대략 2006년 8월부터 정액결제를 시작했다고 나옵니다. 약 2년 4개월 정도 사용했다는 소리인데 의외로 꽤 오래 썼군요. 물론 엠넷닷컴이나 여타 디지털 음원 사이트들에 비해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고,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도 조금씩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수년간 써 온 서비스를 역사 속으로 흘려보내자니 드는 서운한 생각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군요. 그래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지는 날이 있는 법이라고, 의미 있는 취지로 통합되는 것이니 기꺼이 보내 주어야겠죠. 가장 바라는 점은 기왕 통합되는 것이라면 잘 되었으면 한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벅스 한 사이트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서비스 개선에 대해서는 약간 기대를 품어도 될 것 같습니다.

▲ 흐억, 쓰다 보니 정말 오래도 썼네요;
아무튼 이로써 이번달 15일 이후로 쥬크온이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표면상으로는 쥬크온이라는 이름 하나가 사라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의 의미를 더 두어도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음원 서비스의 통합이라는 개념에서입니다. 요즘에는 어느 곳에서나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네이버 블로그, 싸이월드 등의 스트리밍제 포함) 그 바탕이 되는 사이트들도 많고 포털 역시 이런 역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다가도 이런 의문이 들게 됩니다. '왜 우리는 Apple사가 음반업체들과의 합의를 통해 iTunes라는 하나의 통합 디지털 음원 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 우리들의 독자적인 디지털 음원 시스템이 없는 것일까?' 라고요. 사이트들이 제각기 돌아가고 있으니 그걸 쓰는 누리꾼들은 자연히 분산될 수밖에 없고 사이트별로 다른 사이클로 돌아가다 보니 혼란이 올 수 있으며 (앞에서 얘기했던 음원 사이트 간 서비스 업데이트 시기 차이 등) 정작 원저작자들에게 있어서도 역효과가 날 수 있지요.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하나의 통합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겠고 공통된 사이클로 돌아가니 누리꾼들이나 원저작권자들에게도 한결 편해지겠죠. 물론 iTunes가 한국 시장에 론칭되는 '대 사건' 이 발생하기라도 한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게 어디에 있겠습니까마는, 정액제가 누리꾼들의 인식을 잠식하고 있는 작금의 한국 시장 상황을 대입해 보면 (iTunes는 건당 과금 시스템이죠.) 말처럼 쉽지는 않은 방법입니다.
큰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기회로 보다 밀도있는 디지털 음원 시장이 국내에도 정착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액제라는 허울 좋은 제살깎기 방침으로 인해 갈수록 암담해지는 시장이지만, 서비스 통합을 통해 보다 밀도있는 음원 시장 시도를 꾀한다는 것은 앞으로 계속 지켜볼 만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설령 불법음원의 시초였던 '벌레들의 음악' 을 통해 시작한 것이라고 할지라도요.
안녕 쥬크온. 너를 아마 잊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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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쥬크온은 사라지지만 쥬크온 플레이어가 벅스 플레이어로 더욱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