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2월에 폭스코리아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본 작품입니다만 공개 금지 조항에 묶여 공개가 늦었지요. 오늘이 개봉일이니 시기로도 가장 적절한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시사회 자체가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열렸던지라 뭔가 여성들에게 최적화된 영화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이 영화였을 줄이야.

- 러닝타임이 짧아요. 90분이 조금 안 되는 정도. 그래서일까요? 초반은 그럭저럭 괜찮아요. 전개가 광속까지는 아니지만 꽤 빠르고 크게 거슬리는 군더더기 없이 영화의 두 주인공 리브 (케이트 허드슨 분) 와 엠마 (앤 해서웨이 분) 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시각적인 요소들은 여심을 잡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 이야기의 구조가 다소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이냐 하면 '플라자 호텔에서 결혼하기 위해 대판 싸우는 왕년 친구 둘' 의 이야기인데요. 이런 구조상 초반에는 엄청 친한 두 주인공의 모습이 나오고 중반 이후부터 대판 싸우기 시작하죠. 근데 여기서 전자의 범위를 너무 깊게 잡았다는 느낌입니다. 초반 20~30분 가량 정말 좋았던 엠마-리브 관계에 대해서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데, 정말 대판 싸우는 영화를 기대하셨던 분들은 좀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그냥 간단하게 묘사만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 됐을 이런 관계 설정을 좀 길게 해 버린 까닭에 뒤로 갈수록 지칠 수 있다는 거죠. 의외의 지점에서 사족이 발생합니다.

- 그 다음으로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바로 결말입니다. 스포 내용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시니 보고 싶으신 분들만 누르시길. 뭐랄까요, 너무 어영부영 마무리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특성상 어떻게 해피엔딩으로는 묶어야겠고, 전개는 좀 요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싶고.. 그래서 나온 결론이 관객들이 보신 결과인 겁니다. 분명 더 깔끔하고 확 들이치듯이 끝냈을 수도 있을 텐데 결말 때문에 상당히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 버렸어요.

- 이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주변에서 두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는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그 모습으로 빛을 발합니다. 예뻐요. 특히 로펌 변호사 리브 역을 꿰찬 케이트 허드슨은 놀랍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앤 해서웨이가 맡은 엠마 캐릭터보다 더 와닿았거든요. 엠마는 뭐랄까, 좀 붕 뜬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물론 중반부터 좀 만회하긴 하지만, 현실성으로만 따지고 보면 리브 쪽에 이입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 블라인드 시사회 때 적은 설문지에서 '오케스트라' 라는 표현을 적었어요. <신부들의 전쟁>은 분명 오케스트라를 통해 들려오는 음악과 같은 영화에요. 초반에는 잔잔하게 가다가 중반 이후부터 확 치솟고 올라옵니다. 문제는 이 클라이맥스에만 신경 쓰다 보니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까지는 고민을 못 한 게 눈에 보인다는 것이죠. 좀 더 다듬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영화 속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의 매력 때문에 이런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요.



★★☆


글 | 진사야
200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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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2 12:29 [Edit/Del] [Reply]
    여성관객을 타겟으로 한 거야 어느 정도 짐작했지만, 예고편을 하도 많이 봐서 '그래 내가 봐주마'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고민이 되는군요. ㅎㅎ 앤 해서웨이를 영화 속에서 만난 기억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함 볼까도 생각했었거든요. 별 두 개반이면 아슬아슬한데요? ㅎ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2 12:41 [Edit/Del]
      철이님, 케이트 허드슨과 앤 해서웨이. 두 배우의 매력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럭저럭 볼만하겠네요. 내용을 좀 더 다듬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의문은 남습니다만.^^ 잘 선택해서 가시길 바랍니다~
  2. 2009/04/02 13:03 [Edit/Del] [Reply]
    엠마....누엘....찍어줬으면 좋겠어요 앤 해서웨이가. (후다닥 =3=3)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2 14:02 [Edit/Del]
      Donnie님, 푸핫, 모니터 잡고 뿜었습니다. 이런 센스쟁이님 같으니라고 +_+
  3. 2009/04/03 01:41 [Edit/Del] [Reply]
    앤 해서웨이 때문에 봤는데...ㅠㅠ
    근데 진짜 아직도 저렇게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진 여자들이 있을까요? 아무튼 폭스는 그저 안습입니다ㅠㅠ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3 03:36 [Edit/Del]
      인생의별님, 진짜 폭스는 안습..;; [말리와 나]로 출발은 비교적 잘 했는데 후속작들이 영 죽을 맛 수준인 상황이죠. 진짜 울버린 어깨가 무겁겠어요.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든 뚫어야 한다는 -ㅂ-
  4. 2009/04/04 23:23 [Edit/Del] [Reply]
    예고편으로는 그럭저럭 스토리는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결말이 좀 아닌 모양이네요.
    진사야님의 별 두개반으로 이 영화는 제 리스트에서 완전 삭제를 당했습니다. ㅋㅋ
    마지막 사진을 보니, 그래도 끝에는 둘이 화해한 모양이군요. ^^
    • OpenID Logo 진사야
      2009/04/05 12:49 [Edit/Del]
      만물의영장타조님, 너무 해피엔딩으로 묶으려는 강박이 확 눈에 보이더랍니다. 배우들은 참 예뻤는데.... ㅠㅜ
  5. 비밀방문자
    2009/05/02 03:15 [Edit/Del]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OpenID Logo 진사야
      2009/05/02 03:54 [Edit/Del]
      저는 그 결말이 다소 뜬금 없었습니다 T_T 그냥 욕 안 할 테니 헐리우드가 좋아하는 완전 해피 엔딩으로 끝냈어도 별 무리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 생각을 여지없이 배신해 주시니 이거 원; 그 결과는.. 다시 되짚어 생각해 봐도 너무 어정쩡해요.
      별 생각 없이 '신부들의 전쟁'을 보기 위한 분들에게는 좋겠지만 그 이상을 바라시는 분에게는 선뜻 권하길 주저하게 되는 영화였어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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