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덧 영화리뷰를 작성해서 웹상에 발표하기 시작한 지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마 작년 2월부터였나요? 조 라이트의 [어톤먼트] 를 보고 거의 감상평에 가까웠던 글을 썼던 이후부터였으니 정확히는 13개월 정도 되었지요. 리뷰를 발표하는 공간도 그 동안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네이버 영화란에 발표해 오다가 현재의 익스트림무비 커뮤니티로 자리를 옮겨 발표했고, 5월부터 씨네21 블로그 쪽에도 올리다가 11월 되어서는 따로 개설한 지금 이 블로그에까지 발표하기 시작했고, 12월부터는 웹진 네오이마주 쪽에도 간혹 글 송고를 하고 있으니.. 이거 뭐 여기저기 벌려 놓은 꼴이 눈에 확 보이지요.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3개월 동안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고민하게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우선 얻은 것. 영화를 단순히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영화를 (혹자는 '사유한다' 라고 하는 차원의) 한 번쯤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화리뷰뿐만 아니라 어떤 글을 쓰더라도 사색은 당연히 하게 됩니다만, 어떤 매체를 보고 글을 작성한다는 건 일정 수치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그리고 잃은 것. 영화에 대한 날것(Raw)의 재미를 잃고 있다는 겁니다. 어떤 영화를 봐도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니 갈수록 그 자체의 재미를 느끼는 데에는 턱없이 인색해지고 있어요. 이쯤 되니 재작년 여름 겪은 달뜬 마음과 비슷한 경험을 가질 기회가 적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바뀌어 온 글의 스타일처럼 말이에요.
마지막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들 순서지요? 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고민하는 것'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갈수록 '중압감' 이라고 할까요. 무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건 어떤 책임감을 수반한 무거움입니다. 그저 본 것에 대한 감상을 적었을 뿐인데 어느 샌가 많은 분들이 보시고 호응을 보내 주셨습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안 됩니다. 당연한 거죠. 그 호응을 발판 삼아 더 좋은 리뷰를 쓰면 되니까.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갈수록 제 리뷰를 기대하는 분들이 몇 분 생겨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학과를 나오지도 않았고, 관련 수업을 받은 거라곤 학창시절 배운 국어 과목이 거의 유일(-_-;;)한 데다가, 오로지 초등학교 때부터 아주 조금 인정 받아 온 필력에 배운 것으로 덧대기한 수준으로 버티고 있는 까닭에 (거기다가 오타 방지는 무쟈게 밝히고 말이죠. 절대 겸양의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이렇습니다.) 이런 기대심리가 약간 낯 뜨겁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신나게 써야 할 영화리뷰를 무거운 마음을 조금 안고 쓰게 되는 결과로 돌아오곤 해서 고민이더군요.
리뷰를 송고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쌓이게 되는 불만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좀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었을 텐데, 혹은 저 구절은 더 간단하게 쓸 수 있었는데 너무 풀어 쓴 것 같네 등등. 모니터로 보이는 화면에서도 불만사항이 보이는데 혹여 이것이 활자화되어 오프라인 매체에 실린 걸 지금도 보게 되면 불만사항이 더 눈에 확 보이게 되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이 무거움을 탈피하고 싶은데, 제 '(대체 어딜 봐서 멋지다고 하는지는 몰라도) 멋진' 리뷰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계십니다. 결국 이 무거움을 탈피할 열쇠는 제 자신의 자세에 달려 있는 거죠.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인 '공중그네' 의 '여류작가' 세그먼트에서 소설작가 호시야마 아이코는 흥행에 실패한 야심작 '내일' 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는 트렌디 작가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얼핏 생각하면 저도 소설 속 작가 호시야마와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세간의 시선을 의식하며 리뷰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 말이죠. 우선은 여기서 오는 부담감을 거세할 필요가 있습니다. 힘을 빼고 진짜 쓰고 싶었던 글을 쓰려 한다면 최소한 후회하지 않을 리뷰를 쓸 수 있게 되겠지요. 오늘보다는 앞으로의 모습이 이렇길, 제 자신에게 주문 걸어 봅니다. Qué será será!
(2009.03.18)

지속가능한 블로깅을 추구하는 진사야의 놀이터입니다. 부디 여기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peace :-)





내가 지금 느낀 것, 기억하는것들을 전부 적으면 진부하고 재미없을거 같고,
그렇다고 골라서 일부만 적으면 나중에 뭔가 잊게 되거나 아쉬울거 같고
말투나 구성을 좀더 재미있게 쓰면 좋을거 같은데 뭔가 시도하면 어설프고....
대단치 않은 감상기도 쓰기 어렵네요 ^^;
정말 조리있고, 쓸모없는 군살없는 문장으로, 척척척~
저보다 몇배나 되는 속도로 써나가는 분들이 있긴 있더군요.
마냥 부러울 따름이죠.
그런데 전 진사야님 글도 아주아주 좋아하는데요. ㅎㅎ
대략 짐작은 했었습니다만! ^ ^
저도 도서리뷰를 종종 하고 있지만, 약간의 딜레마 아닌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적도 있습디당,,,
좋은 밤, 되시길,,,!
항상....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길 ^ ^ :
ㅠㅠ 객관적으로 봐도 심도 깊은 글을 작성하시는 분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니 제가 어디에다 몸을 두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글을 적기는 하지만 너무 수박 겉핥기식으로 영화에 대해 “재미있다”. “없다” 이렇게 나누어서 참 난감한 아마추어 그 자체란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많은 분들이 대책 없는 아마추어라고 하셔서 더 분발은 하고 있습니다만..)
최소한 진사야님 글엔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준전문가'의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진사야님 이전 글 읽을 때마다 이 글을 적기위해 많이 고민하고 작성했다는 느낌이 온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빨리 그 수준에 다 달라야 할 텐데.. 생각보다 글쓰기가 많이 늘지 않아서 최근에 많이 걱정입니다.
라지만 저도 사실 고민이 많습니다ㅠㅠ 아무튼 왠지 모르게 자극이 되는 글이었어요. 잘 읽고 갑니다!
(아, 그리고 진사야님 글 네오이마주에 송고하고 계신 것도 알고 있었어요 사실은ㅋㅋㅋ)